업무상 질병 · 정신 · 자살 산재/판례.재결례_요통 근골격계질환

[산재처리]탄광 광부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세탁장에 근무하던중“수근터널증후군"발병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24. 10:43

서울고등법원 2002. 5. 16. 2001누7116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판결요지】
수근관(터널)증후군은 수근관 터널이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좁아져서 수근관터널내에 있는 정상적인 구조물 특히 정중신경을 압박하여 나타나는 압박 증후군으로 증상은 정중신경이 지배하는 손가락과 손, 특히 3번째 손가락에 통증과 운동장애, 저린증상 등이 나타남. 위 상병의 일반적 발병원인으로는 반복적인 수부의 움직임, 특히 손가락에 반복적인 힘을 주는 상황과 손목을 굴곡, 신전시키는 움직임이 요구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작업요인 즉, 무리한 힘, 반복, 불편한 작업자세 등이 발생 및 증가의 위험인자가 된다는것에 대한 강력한 근거들이 제시되어 왔음. 특히 집중적 수작업 운동이 필요한 작업의 경우 수근관증후군이 매우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는 역학자료들리 제시되어 있음. 또 굴곡된 손목의 자세가 수근관의 공간을 줄이고 그결과 잠재적으로 관내압을 올려 수근관증후군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

【당 사 자】원고(피항소인), 김○○
피고(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주 문】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1심판결】서울행정법원 2001. 4. 18. 선고 2000구25060 판결

〈주 문〉피고가 1999. 11. 1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⑴ 원고는 1986. 12. 15. 주식회사 ○○탄좌 정암광업소에 입사한 이래 탄광 광부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세탁장에서 근무하였는데, 1999. 7.경 연세정형외과 의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양측수근터널 증후군 및 양측 수부 정중신경부분마비의 증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 발병하였다는 진단이 내려지자, 위 작업장에서 장기간 근무한 것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면서 1999. 7. 30. 피고에게 요양 신청을 하였다.
⑵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광산광부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과정에 다빈도의 반복작업 및 손목의 굴곡 등이 필요한 작업이 아니고 개인적인 요인 및 관련질병 등 업무수행과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사이에 의학적․객관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1999. 11. 10. 원고의 요양 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⑴ 원고의 업무내용, 근무환경 등
㈎ 원고는 1984년 주식회사 ○○탄좌 정암광업소에 입사하여 2년간 임시직으로 근무하다 1986. 12. 15.부터 1998. 5. 31.까지 위 회사 및 창성기업, 대민기업의 동일사업장내에서 작업복을 세탁하는 업무에 종사하여 왔는데, 원고의 작업내용은 광차에 담겨져 내려온 작업복 등의 세탁물을 대형 세탁기에 집어넣어 1시간 내외로 가동하여 세탁을 마치고 탈수기에 옮겨 담아 30여분 회전하여 탈수시킨 후 20여분 건조기로 완전히 건조시켜 정리하고, 마모가 심한 작업복을 미싱으로 수선하는 것이다.
㈏ 원고의 하루 작업시간은 3교대로 8시간 정도이고, 교대는 갑반(오전 7시 - 오후 3시), 을반(오후 3시 - 오후 11시), 병반(오후 11시 - 익일 오전 7시)으로 광부들의 작업시간과 동일하게 운영되며, 1주일 간격으로 교대근무가 순환되고 있고, 각 반별로 여자 1명, 남자 1명이 구성되어 주로 여자는 세탁, 탈수 및 건조하는 작업과 더불어 작업복을 수선하는 업무, 여자화장실, 여자탈의실, 여자목욕탕 등의 청소를 하는 반면에 남자는 작업종료시점에 작업복을 수집하여 세탁장으로 옮기고 세탁된 작업복을 정리하며 탈의실과 목욕탕 등 작업장내 청소를 담당하고 있었다.
㈐ 그런데, 작업복에 대한 세탁, 탈수, 건조, 미싱 등은 위와 같이 대형기계로 처리되지만, 원고와 같은 작업자들이 손으로 일일이 광산근로자들이 출입할 때 작업복을 한 벌 한 벌 수집하여 대형세탁기에 넣고 세탁 후 다시 고온 건조기에 재투입 건조시킨 후 건조된 작업복을 하나 하나 정리하고 작업복의 마모상태가 불량인 것은 다시 수집하여 미싱으로 수선해야만 하므로, 위 업무는 끊임없이 손과 손목을 사용하여 세탁물을 분류 처리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과도한 손목의 힘을 요구하게 된다.
㈑ 원고가 1986년 위 회사에 입사할 당시에는 ○○탄좌 탄광근로자가 약 3천명으로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로 24시간 운영함에 따라 세탁장에서도 그에 맞추어 1일 8시간 근무하면서 1천벌의 작업복을 수집, 세탁, 건조, 정리, 교부하는 업무를 하였고, 1990년 이후 석탄산업합리화 계획에 따라 탄광근로자의 감축으로 세탁량이 감소하였으나 세탁장 인원도 감축됨에 따라 1998. 5. 당시까지 1일 250벌의 세탁물에 대한 세탁업무를 2명씩 3교대로 담당하였다.


 

⑵ 원고의 건강상태 및 이 사건 상병에 이르게 된 경위
㈎ 원고는 위와 같은 작업복의 세탁 수선 등 업무 외에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한 적이 없고, 결핵,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나 류마티tm성 질환 및 통풍 등의 골관절질환의 과거병력 및 가족력이 없으며, 1994년 회사 내에서 실시한 일반건강진단결과 정상이었다.
㈏ 그런데, 원고는 1995년 무렵부터 양쪽 손과 손가락의 근력약화, 감각장애, 국소통증이 있어 1995. 6. 15. 제일의원에서 좌우수부 신경통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1997. 9. 3. 태백성심의원에서 양측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1998. 5. 퇴직후에도 그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1999. 7. 12. 연세정형외과의원에서 양측 수부의 동통 및 운동장애를 호소하여 수부정중신경 부분마비 및 수근관(터널) 증후군으로 진단받고 양측수근관 감압수술을 받았다.
㈐ 수근관(터널)증후군은 수근관 터널이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좁아져서 수근관터널내에 있는 정상적인 구조물 특히 정중신경을 압박하여 나타나는 압박 증후군으로 증상은 정중신경이 지배하는 손가락과 손, 특히 3번째 손가락에 통증과 운동장애, 저린 증상 등이 나타난다. 위 상병의 일반적 발병원인으로는 반복적인 수부의 움직임, 특히 손가락에 반복적인 힘을 주는 상황과 손목을 굴곡, 신전시키는 움직임이 요구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직업요인 즉, 무리한 힘, 반복, 불편한 작업 자세 등이 발생 및 증가의 위험인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근거들이 제시되어 왔다. 특히 집중적 수작업 운동이 필요한 직업의 경우 수근관증후군이 매우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는 역학적 자료들이 제시되어 있다. 또, 굴곡된 손목의 자세가 수근관의 공간을 줄이고 그 결과 잠재적으로 관내압을 올려 수근관증후군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다. 판단
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1999. 12. 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재해가 질병인 경우 업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위 질병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 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내용, 그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누14883 판결 참조).


⑵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담당한 세탁작업 등은 반복적인 손 및 손목부위의 움직임과 지속적인 충격이 요구되는 작업이고 이러한 작업내용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및 질병악화의 유력한 위험인자인 점 및 이 사건 상병이 원고가 소외 회사에서 담당한 업무 이외에 다른 원인에 의하여 발병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세탁작업 등을 하면서 원고의 손 및 손목 부위에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짐으로써 발병하였거나 적어도 그 발병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

⑶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에 대해 요양신청을 불승인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판사 서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