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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눈치보기 아니라면 산재 승인해야"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10. 23:32
삼성 눈치보기 아니라면 산재 승인해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백혈병 피해 노동자 산재 승인 촉구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모습.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

 

"근로복지공단은 삼성 눈치보기가 아니라면 산업재해(산재)를 승인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아래 충남대책위)가 근로복지공단에 삼성 백혈병 피해노동자의 산재 승인을 촉구했다.

 

충남대책위는 지난 3월 31일 오후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에는 최용우 민주노총 충남본부장 등 충남대책위 참가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충남대책위는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김옥이, 박지연씨의 산재승인 신청 최종처분이 임박함에 따라 4월 한달 동안 산재승인을 위한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대책위는 산재승인의 당위성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취지를 언급했다.

 

충남대책위는 "직업적 요인이 질병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산재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입법 취지"라고 밝혔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산안공단)이 실시한 개별 역학조사에서 백혈병이 업무와 관련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피해 노동자의 백혈병을 산재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설명.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지난해 4월 김옥이, 박지연씨가 산재를 신청하자 역학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산안공단에 조사를 의뢰했다.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개별역학조사를 실시한 산안공단은 역학조사평가위원회를 거쳐 2009년 3월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 평가서 형태로  보고서를 전달했다.

 

충남대책위는 산안공단에서 내려온 역학조사 평가서의 즉각 공개도 촉구했다.

 

충남대책위는 "피해노동자들의 '역학조사 평가서'를 놓고도 산안공단은 천안지사에 가서 받으라고 하고, 천안지사는 산안공단에 가서 받으라고 하면서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평가서 공개를 통해 평가위원회의 내용을 당사자인 피해 노동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충남대책위는 산재승인 신청의 최종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김옥이, 박지연씨외에 또 다른 피해노동자의 존재도 공개했다.

 

충남대책위는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김옥이씨와 근무했던 한 여성노동자가 림프종의 일종인 임파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근무한 뒤 악성림프종이 발병해 작년 12월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 산재를 신청한 송창호씨도 김옥이씨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노동자라고 밝혔다.

 

충남대책위는 김옥이씨가 근무할 당시 삼성전자 온양공장은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장구나 배기장치 없이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가스 등을 취급하는 등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했다고 주장했다.

 

충남대책위 참여단체인 선춘자 민주노동당 천안시위원장은 "근로복지공단이 바늘구멍처럼 좁은 인정기준을 정해 놓고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산재로 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치료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유해 위험한 작업환경을 제공한 사업주에게는 면죄부를 부여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충남대책위가 앞장 서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이, 박지연씨의 산재승인을 촉구하며 충남대책위는 4월 1일부터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매일 1시간씩 1인 시위를 전개한다. 충남대책위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의 새로 파악된 피해자 만나기와 피해자 찾기 캠페인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