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01. 4. 19. 99구6836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결정취소
【판결요지】
승모판협착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심장내의 혈액역류를 방지하는 밸브가 좁아진 상태로 이는 단기간내에 발생하지 않으나 위 밸브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혈액내의 혈전이나 혈구, 또는 이물질(찌꺼기)이 침착되어 밸브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심장기능을 떨어뜨리고, 위 밸브나 심장내에 끼여있던 찌꺼기들이 떨어져 나가 상하지, 머리로 가는 경동맥 등의 폐쇄를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심한 운동이나 과로,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심장의 과부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음
【당 사 자】원고, 황○○
피고, 근로복지공단
【주 문】피고가 1998. 9. 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소외 김○○는 소외 ○○택시 합명회사의 택시기사로 근무해 오던 중, 1998. 5. 3. 21:30경 택시운행 후 귀가하여 심장 이상과 감기증세를 느껴 감기약을 복용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아 같은 달 7. 대구 중구 동산동 소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승모판협착증의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16. 18:35경 선행사인 승모판협착증과 심부전증, 중간선행사인 심방세동, 직접사인 뇌경색으로 사망하였다.
나. 이에 망인의 처인 원고는 1998. 9. 1.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라고 하여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1998. 9. 4. 망인이 기존질환인 심장판막협착증에 의한 심부전이 자연경과 과정에 의하여 발병, 악화되어 그 합병증인 뇌혈관색전증에 의한 뇌경색으로 사망하였을 뿐 망인의 발병 전 업무의 양, 시간, 강도, 책임 및 작업환경의 변화 등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였거나 돌발적이고 예측곤란한 정도의 긴장, 흥분, 공포, 놀람 등과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로 현저하게 생리적 변화를 초래한 적도 없어 위 승모판협착증, 뇌경색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의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평소 가지고 있던 승모판협착증이 과중한 업무수행에 의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악화되어 뇌경색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원고에 대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의 부지급을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 사실
⑴ 망인은 1989. 2. 2.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한 이래 1995. 8. 16.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고 계속하여 같은 달 17. 재입사하여 근무해 왔는데, 평소 1인 1차제 또는 2인 1차제로 7일간 근무하고 8일째는 부제 휴무일로서 위 택시를 소외 회사에 입고하는 형태로 근무해 왔고, 근무시간은 2인 1차제의 경우 오전반은 02:00~14:00가지, 오후반은 14:00~익일 02:00까지로 정해져 있으며, 급여형태는 기본급 외에 승무수당, 야근수당, 근속수당, 월차수당이 있으며, 사망 무렵의 1일 사납금은 금 65,000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⑵ 망인은 사망 전 약 2~3년간 소외 박○○과 1조가 되어 2인 1차제로 교대근무를 하면서, 7일간은 오전반, 휴무 1일 다음의 7일간은 오후반으로 교대하였는데, 사망 무렵까지 대구시내의 지하철공사로 인하여 교통체증이 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에 놓인 국가경제위기의 여파로 택시승객이 급격히 감소하여 사납금조차 채우기가 힘이 들어 이로 인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1일 10시간 이상씩 근무하였고,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다보면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기도 하였으며,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여 이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속칭 통가불을 여러 번 당한 적도 있었고, 특히 소외 회사가 정식기사의 부족시에도 예비기사의 투입 없이 정식기사에게 1인 1차제로 운행할 것을 요구하거나 또는 위 박○○과 교대근무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계속근무를 할 경우도 많았고 그 경우 1일 17~18시간씩 근무를 하여야 하였다.
⑶ 망인은 1955. 12. 15.생으로, 사망하기 약 4~5년 전부터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협심증의 증세를 느껴 구심 등의 약을 복용하였으나, 그 이외에는 평소 건강한 편이었고, 1996년 및 1997년도 소외 회사의 정기건강진단에서는 과거병력으로 심장병, 자․타각증상으로 심장질환이 있는 것으로 상담․진찰되었으나 종합소견은 모두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⑷ 망인을 치료한 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소속 의사인 소외 조원현은, 망인의 경우 1996년경부터 승모판협착증의 진단을 받았다가 위 동산병원에 내원하기 약 2월전부터 심부전에 의한 2차적 간종대가 발병되고 이어 위 동산병원 입원 중 심방세동과 폐부종이 발병되어 치료를 받던 중 승모판협착 및 심방세동으로 인해 색전이 뇌혈관으로 들어가 뇌경색증이 유발되어 사망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고, 한편, 승모판협착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심장내의 혈액역류를 방지하는 밸브가 좁아진 상태로 이는 단기간 내에 발생하지 않으나 위 밸브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혈액내의 혈전이나 혈구, 또는 이물질((찌꺼기)이 침착되어 밸브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심장기능을 떨어뜨리고, 위 밸브나 심장 내에 끼여있던 찌꺼기들이 떨어져 나가 상하지, 머리로 가는 경동맥 등의 폐쇄를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심한 운동이나 과로,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심장의 과부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다. 판단
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업무상 과로가 질병의 주된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도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1996. 9. 6. 선고, 96누6103 판결 등 참조).
⑵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사망하기 약 4-5년 전부터 승모판협착증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과로와 스트레스를 삼가고 안정을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통체증 등으로 사납금을 채우기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의 위험 때문에 항상 정신적 집중과 긴장을 요하는 차량운전업무의 특성상 이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특히 장시간 공해에 노출된 상태에서 7일마다 주간과 야간을 바꾸어 가며 운전함으로써 생체리듬이 깨어져 매우 피로하였다고 보이므로, 망인이 수행한 업무는 승모판협착증의 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망인에게는 과중하여 이로 인해 육체적인 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누적되었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어서 위와 같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승모판협착증을 악화시켜 망인의 사인인 뇌경색을 초래하였다고 보이고, 이와 달리 뇌경색의 주된 발생원인이 망인의 담당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뇌경색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이를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고 보여지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달리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판사 이국환(재판장) 권순형 이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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