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뇌출혈·심근경색)결정례.판례/뇌출혈 · 뇌경색 판례.결정례

자택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중 “뇌경색”이 발병된 경우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31. 19:48
서울고등법원 2002. 4. 26. 2000누3889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판결요지】
산재보험법상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임(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두10360 판결, 2001. 7. 27. 선고 2000두4538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 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할것임(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

【당 사 자】원고(항소인), 장○○
피고(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원심판결】서울행정법원 2000. 3. 17. 선고 99구21154 판결

【주 문】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78. 10. 1. 한국○○진흥원(이하 진흥원이라고만 한다)에 입사하여 1994. 10.경부터 문화총괄부장으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6. 10. 20. 집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후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오른쪽 팔, 다리의 마비증세가 있어 경희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이하 경희대병원이라 한다)에 후송된 결과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 발병한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나. 원고는 1999. 3. 초순경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므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2. 고혈압 등 기존질환의 자연적인 경과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이라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상병의 내용 및 원고의 건강상태 등
가. 상병 내용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일인 1996. 10. 20. 10:00경 우측 편마비 및 구음장애상태로 경희대병원에 후송되었는바, 진찰 결과 좌측 뇌백질부에 작은 경색과 함께 경부 뇌동맥, 좌측 중대뇌동맥에 동맥경화성 협착 또는 폐색이 확인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와 관련된 뇌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되었고,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이에 대한 물리치료 및 재발방지를 위한 약물치료 등을 받아왔다.
나.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원고의 건강상태 등
원고는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직장건강검진을 받아 왔는데,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시행된 검사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으나 전반적으로 혈압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라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받고, 약 4년 정도 고혈압 치료를 위한 약을 복용하기도 하였으며, 1995년 및 1996년에 시행된 검사결과 비만, 고혈압(1995년 : 152/115mmHg, 1996년 : 142/95mmHg), 지방간의 소견을 보임과 아울러 콜레스테롤수치(1995년 : 236㎎/㎗, 1996년 : 258㎎/㎗)가 정상범위(100-200㎎/㎗)를 넘고, 특히 1996년의 경우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인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수치(290㎎/㎗)가 정상범위(40-180㎎/㎗)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로 인한 동맥경화증, 심혈관계의 질환이 우려되므로 적절한 운동 및 식이요법을 실시함과 아울러 추가로 정밀검사를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으며,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당시 1주일에 맥주 3-4병 정도의 음주를 하고, 담배는 하루 1갑 반 정도를 피우는 상태였고, 원고의 가족 중 아버지는 심근경색, 어머니는 고혈압 증세가 있었다.
다. 뇌경색의 발병원인
뇌경색은 뇌혈관의 혈행장애로 인한 뇌조직의 괴사현상으로서, 동맥경화증, 고혈압, 당뇨 등 뇌혈관폐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소를 지닌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며, 동맥경화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혈압, 당뇨, 음주, 흡연 및 고지혈증을 갖고 있는 경우 그 발생률이 높고, 과로나 스트레스와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사실
원고는 1978. 10. 1. 진흥원에 입사하여 1994. 10.경부터 문화총괄부장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당시인 1996년의 경우 문화의 달 행사와 관련하여 당시 문화체육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1995년도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사업계획의 수립을 요구받아, 계획초안의 작성에서부터 세부사업내역의 작성 및 예산편성에 이르기까지 당초 예상하지 못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고, 또한 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신청업무에 관해서도 문화체육부의 구조조정안에 따라 당초 수립하였던 계획을 폐지하고,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세우는 등으로 예정기일보다 늦은 1996. 10. 8.에야 결재를 받는 등 예년에 비하여 업무가 과중하였으며, 여기에 이달의 문화인물행사도 겹쳐서, 1996년 9월 이후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당시까지 시간외 근무 및 휴일근무를 하여 왔고, 이 사건 상병 발생 직전인 1996. 10. 10.부터는 매일 시간외 근무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과중하였는데, 이와 같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기존질병인 고혈압과 동맥경화가 급격히 악화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판단
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나(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두10360 판결, 2001. 7. 27. 선고 2000두4538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
⑵ 원고의 업무내용 및 업무량에 관한 인정사실
㈎ 진흥원의 직제상 문화총괄부는 부장 및 소속 직원 5명이 문예단체활동 및 문화시설 확충 지원, 지방문화원 지원 및 총괄, 청소년 문화예술활동을 포함한 문화일반분야 지원, 각종 지원심의기준 종합 수립, 문화의 날 및 문화의 달 기념행사주관 등의 업무를 분장하고 있는데, 원고는 1994. 10.경부터 문화총괄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부서원의 지휘 및 감독, 문화관광부 등 대외부처와 민간단체 사이의 업무협의 등 통상적인 관리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 문화총괄부에서는 매년 8월부터 10월경까지 문화체육부와 협의를 거쳐 문화예술단체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지원기준을 심의, 결정하고 그 기준을 공고하여 지원신청을 받는 한편, 매년 10. 20로 지정된 문화의 날을 맞이하여 각종 기념행사 및 공연을 준비하여 왔다.
㈐ 1996년의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지원신청에 관한 업무 및 문화의 달 행사의 업무내용
① 1996년도의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지원신청 안내책자 발간업무 및 문화의 달 행사 준비업무에 관하여, 원고는 매년 통상적으로 해 오던 업무인 부서원의 지휘, 감독(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신청업무 및 문화의 달 행사에 관한 실무적인 자료 작성이나 정리는 실무자인 민준홍, 황치준이 담당하였고, 원고는 이러한 서류를 결재하는 등의 업무만을 담당하였다) 및 문화관광부 등 대외부처와 민간단체 사이의 조정, 업무협의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② 1997년도의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지원신청 업무의 경우 1996년도와 거의 동일하게 각 부서로부터 자료제출을 받아 1996. 8. 20. 결재를 받은 후 지원신청 안내업무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문화체육부의 사업구조 조정안이 제시된면서, 문화체육부와 사이의 업무협의를 한 결과, 사업의 분류체계가 변경되는 등 일부 내용이 변경되었고, 이에 따라 지원신청안내서를 작성하면서 기존의 안내서 내용을 일부 수정하기로 하였다.
③ 문화의 달 행사 가운데 문화의 날 기념식,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된 행사 및 행사홍보(기념식 중계, 포스터 및 홍보물 설치)만을 원고가 소속한 진흥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였으며, 문화의 날 기념 특별공원, 설치미술전 및 매체행사(영상, 포스터, 브로슈 제작 등) 등의 대부분의 행사는 기획사인 주식회사 문화행동을 대행사로 선정하여 지원금 129,730,000원(문화의 달 총 행사비용은 208,800,000원이었음)을 지급하고 대행하도록 하였는데, 이에 따라 원고 소속의 문화총괄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행사는 1996년 시도미술대전 수상작품 전시회(1996. 10. 18. - 10. 27.) 및 마로니에 전국 여성 백일장(1996. 10. 21. 갑54호증에 의하면, 이 백일장은 진흥원의 문학미술부에서 주도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등이었고, 이외에 종로문화원에서 대학로 가을 거리 축제(17개 행사, 1996. 10. 19. - 20.)를 주최하였으며, 이와 별도로 서울 전○○ 재즈발레단 공연 및 마임그룹 사다리의 마임공연 등이 초청공연으로 진행되었다.
④ 위 문화행동에서는 위 대행계약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행사내용을 사전에 진흥원에 보고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문화의 달 행사의 연출방향, 기념식, 매체행사(영상, 포스터, 전단 제작 등), 설치미술전, 특별공연 등 1996년 문화의 달 행사에서 진행할 내용(문화총괄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할 기념식에 대한 내용 포함)과 그에 대한 예산내역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있고, 이 내용은 진흥원의 행사계획에 대부분 그대로 반영되었다.
⑤ 마로니에 공원에서 초청공연으로 진행된 서울 전미례 재즈발레단 및 마임그룹 사다리의 공연은 매년 문화의 달 행사에 참여한 위 발레단 및 마임그룹 측에서 먼저 공연의 공동주최를 요청한 것이었고(위 발레단의 경우 공연기획서를 작성하여 진흥원에 제출하면서 공동주최를 요청하였다), 이에 인쇄물 제작 등 공연에 관련 사항 일체를 위 각 단체에서 추진하기로 하는 조건하에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다만 공연내용이 변경되는 경우에만 진흥원과 협의하도록 하였다.
⑥ 1996년 문화의 달 행사에 있어서 문화체육부는 1996. 9. 23.에 이미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행사계획을 확정하여 진흥원에 통보한 바 있고(기념식, 특별공연, 설치미술전, 행사홍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이미 기재되어 있고, 위 행사추진을 위한 행사추진기획단의 구성 및 행사대행사도 이미 지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사계획은 진흥원에서 작성한 행사계획에 대부분 그대로 반영되었다), 한편 진흥원에서 작성한 1996년도 문화의 달 행사 추진결과보고에 의하면, 1996년도의 문화의 달 행사는 총 연출가가 지정되어 행사를 추진함으로써 일관성 있고 통일된 이미지를 연출하기는 하였지만, 예년과 달리 특징적인 행사를 위주로 집중, 단순화를 시도함으로써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했고,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도 미흡하였으며, 7월에 이미 행사 추진 방향을 정했으나, 9월 중순부터 행사준비를 시작하여 준비가 치밀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고, 문화총괄부에서 자체적으로 주관한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행사는 종로구청과의 행사기간 중복과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예년에 비해 다양하게 추진되지 못했다고 평가하였다.
⑦ 진흥원에서는 문화의 달 행사 준비를 위하여 전산업무 처리를 담당할 보조원을 10일간 임시로 채용하기도 하였고, 문화의 달 홍보물(현수막, 홍보탑, 유교간판, 배너) 제작 계약을 총무부에서 체결하였으며, 마로니에 전국 여성 백일장은 문학미술부에서 주도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등으로 문화총괄부의 업무를 지원하였다.
㈑ 원고와 문화총괄부 소속 직원들은 토요 격주 휴무제에 따라 같은 해 10. 5. 및 같은 달 12일에 각 3명씩 교대로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원고는 1996. 8.경부터 이 사건 상병 발생 전까지 사이의 기간 동안 공휴일에는 근무한 적이 없었으며, 같은 해 10. 19.(토요일)에는 오전에 거행된 문화의 날 기념식과 같은 날 오후에 열린 각종 기념행사를 확인한 후 같은 날 21:00경 귀가하여 저녁식사를 마치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같은 날 23:00경 잠자리에 들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1996. 9. 이후 시간외 근무와 휴일 근무를 계속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증거로 갑2호증의 1, 갑3호증의 1, 갑4호증, 갑5호증의 1 내지 12, 갑7호증의 1 내지 5, 제1심증인 민○○, 당심증인 황○○의 각 증언을 내세우고 있으나, ① 먼저 갑2호증의 1, 3호증의 1, 4호증 및 위 증인 민○○, 황○○의 각 일부 증언은, 진흥원에서 소지하고 있는 시간외근무 및 휴일근무에 관한 서류들의 기재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갑2, 3호증의 각 1, 갑4호증은 이 사건 상병 직후에 작성된 것이 아니고, 그로부터 2년 반 정도가 경과한 이후에 원고가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신청을 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당시의 근무시간을 제대로 기억하거나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점, ② 갑5호증의 1 내지 12, 갑7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직전뿐만 아니라, 1996년 1월부터 1년 동안 거의 일정하게 시간외 근무수당(월 9시간 내지 11시간 해당분)과 휴일근무수당(월 6시간 해당분)을 받아 왔고, 원고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1996년 8월 및 9월에는 오히려 그 이전보다도 적은 9시간에 대한 시간외 근무수당만을 수령한 점, ③ 갑7호증의 1 내지 5는 실제로 시간외 근무와 휴일 근무를 한 내용대로 기재한 것이 아니고, 수당의 지급을 위하여 사후에 일괄하여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인 점, ④ 원고를 포함한 소속 직원들의 근무상황을 매일 기록한 근태관리기록부(갑6호증의 1 내지 3)에 의하면, 문화의 달 행사를 앞둔 1996. 10. 13.(일요일)에 민○○이 출장을 간 이외에는, 원고를 포함한 문화총괄부 소속 직원들이 시간외 근무나 휴일근무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토요 격주 휴무일을 포함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1996년 10월에 3일, 5일, 6일, 13일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증거들을 그대로 믿어 원고가 시간외근무 및 휴일근무를 계속하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1996. 12. 31.자로 퇴직한 이후, 문화총괄부에는 원고를 대신할 인원이 충원되지 않았고, 이와 같이 부서의 인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당시 차장이던 소외 민○○이 원고의 업무를 인수하여, 1997년부터 현재까지 문예진흥기금지원사업의 안내, 문화의 날 기념행사 준비, 대외부처 및 민간단체와 사이의 업무협의 등 문화총괄부의 소관 업무를 별다른 차질 없이 수행하여 왔다.
⑶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한 판단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1996년도의 경우 문화의 달 행사 및 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신청 업무와 관련하여 1995년도와는 일부 다른 내용으로 사업이 계획되고, 진행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와 문화총괄부의 업무추진내용, 시간외 근무 및 휴일근무 여부, 원고가 퇴직한 이후의 업무처리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상병 직전의 원고의 업무가 종전의 통상적인 업무시간 및 업무내용에 비하여 특별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과도한 것이었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긴장이나 압박감 등이 있었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 당시 원고에게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또한 고혈압과 동맥경화라는 원고의 질병 역시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더구나 원고가 이와 같은 과중한 업무로 인하여 시간외 근무 및 휴일근무를 계속하여 왔다고 주장하면서 내세우는 갑5호증의 1 내지 12, 갑7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1996년도의 문예진흥기금사업 신청업무 및 문화의 달 행사 준비관계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1996년 9월의 경우 가은 해 6월과 7월보다도 적은 9시간에 대한 시간외 근무수당만을 수령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진흥원에서 매월 지급하는 시간외 근무수당의 최고한도가 월 10시간에 불과하여 그 보다 많은 시간을 근무한 경우에도 시간외 근무수당은 월 10시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수령하여 왔다는 원고의 주장에 따를 경우, 1996년 9월에는 9시간 이상의 시간외 근무는 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신청업무에 관련하여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원고가 그 업무를 수행하던 시기인 1996년 9월에 종전보다도 적은 시간의 시간외 근무만을 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점에서도 1996년 9월경부터 과중한 업무를 담당했고, 그로 인하여 종전과는 달리 많은 시간외 근무 등을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또한 위 갑5호증의 1 내지 6, 7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의할 경우,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직전뿐만 아니라, 1996년 1월부터 1년 동안 거의 일정하게 월 9시간 내지 11시간의 시간외 근무와 월 6시간의 휴일근무를 계속해 왔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상병직전인 1996년 9월과 10월에 평상시에 비하여 과중한 업무를 담당했다고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은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원고의 기존 질병이 뇌경색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에 의하여 기존 질병이 급속히 악화되고, 이로 인하여 뇌경색이 발생하였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인데, 제1심 및 당심에서의 경희대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에게 나타난 뇌경색은 경동맥, 좌측 중대뇌동맥의 동맥경화성 협착 및 폐색 등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 등의 요인에 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며, 4년 이상의 고혈압과 흡연 경력 및 고지혈증적인 요소 등으로 인한 내인적 요소가 핵심적인 원인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가 수행한 업무내용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고의 기존질병인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을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켜 뇌경색을 유발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 결국 이 사건 상병 당시 원고에게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거나, 이 사건 상병과 업무상의 과로 및 스트레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의 요양을 승인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 판사 이홍훈(재판장) 김용상 한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