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뇌출혈·심근경색)결정례.판례/뇌출혈 · 뇌경색 판례.결정례

[산재보상]중공업 생산직 근로자가 뇌경색”이 발병한 경우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31. 19:50
부산고등법원 2001. 6. 15. 2000누3627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판결요지】
산재보험법상 업무와 재해 발생사이에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당시의 건강상태, 기존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질병에의 이환여부 등과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수 있을 정도의 입증은 되어야 하고, 그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쪽에서 부담하는 것임

【당 사 자】원고(항소인), 장○○
피고(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주 문】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0. 1. 4. ○○중공업 주식회사(이하 ○○중공업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1990.경부터는 ○○중공업 차량공장 생산지원부 소요관리팀 소속 대리로서 특수사업부문(방위산업부문)에서 근무하다가 1997. 2. 19.경 그 특수사업부문이 차량공장에서 별도로 분리됨에 따라 그 특수사업공장의 생산관리팀 소속 대리로 전보되어 근무해 왔다.
나. 원고는 1995. 9. 22.경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의 진단을 받은 이래 그 이후의 건강검진에서도 여전히 고혈압의 진단을 받아 왔다.
다. 원고는 1997. 6. 28.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후부터 심한 피로감 및 좌반신의 저린 느낌이 계속되고 그때로부터 1-2일이 지나서는 안면근육마비 및 왼쪽 수족마비 증상까지 나타나 같은 해 7. 2. 한마음병원에 입원하여 뇌전산화 단층촬영검사를 받은 결과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오다가 1999. 3. 18.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신청을 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1999. 7. 5.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기존질환인 고혈압이 자연적 경과로 악화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원고가 그 동안 업무 수행 과정에서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고, 이 때문에 고혈압이 생겨나고 그것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생된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⑴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 의하면,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시행규칙 제39조 제1항 [별표1]에 의하면,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에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만성적으로 육체적․정신적 과로를 유발한 경우 등의 원인으로 인하여 뇌실질내출혈․뇌경색 등이 발병되는 경우 등이거나, 업무 수행 중에 발병되지 아니한 경우로서 그 질병의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시간적․의학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보고, 그 제2항에는 업무상 재해를 결정하는 경우에는 당해 근로자의 성별, 연령, 건강정도 및 체질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같은 법 제4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비록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유발 또는 악화되었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인데,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과 가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수 있을 정도의 입증은 되어야 하고, 그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쪽에서 부담하는 것이다.
⑵ 이 사건 상병의 업무상 재해 해당 여부
㈎ 원심법원의 한마음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뇌경색은 고혈압,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당뇨 등이 원인이 되는데, 원고의 경우는 평소 흡연량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고, 고혈압외에는 이렇다 할 다른 질병이 없었으며, 원고를 치료한 한마음병원에서는 원고의 뇌경색의 위치 및 형태로 보아 고혈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는 점 등에 의하면, 일응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기존질환인 고혈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단된다.
㈏ 그런데, 원고가 1997. 2. 중순경 위 1.가.항 판시와 같이 특수사업공장의 생산관리팀의 대리로 전보된 이후부터는 그 업무량이 조금 많아져 근무시간이 종전에는 하루 8.5시간, 월212시간 정도였던 것이 하루 9시간, 월225시간 정도 조금 늘어난 점, 그 동안 ○○중공업의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여 1990년대를 전후하여 거의 해마다 노사분규가 되풀이되고 1996년과 1997년에도 총파업이 있는 등 노사분규가 있어 왔으며, 이 때문에 회사 경영이나 업무 수행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어 왔던 점, 원고가 다른 동료 직원에 비하여 승진이 늦었을 뿐만 아니라 평소 컴퓨터 사용에도 익숙하지 못하여 업무처리에 다소 부담을 느껴 왔던 점 등이 인정되기는 하나, 특수사업공장의 생산관리팀 대리인 원고의 담당 업무는 특수사업부문 수입품의 소요 판단, 입고 확인, 면장의 처리와 소요 판단에 따른 구매청구서의 확인 및 통제를 하는 것으로서, 그 수행방법은 생산관리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필요한 자재의 재고, 수량을 전산으로 처리하고, 소요 및 발주량을 판단하여 구매하는 것인데, 그 업무 내용이나 수행 방법이 원고의 종전 업무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점, 그 동안 원고는 보통 평일에는 8:00경에 출근하여 18:00경에 퇴근하면서 격주로 토요일에 휴무하여 월21-23일간 출근하고 월 7-9일간 휴무하는 방식으로 근무해 왔던 점, 원고의 고혈압은 어떤 질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선천적인 경우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되는 원인 불명의 본태성 고혈압으로서 정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비교적 중한 상태였던 점, 원고는 1997. 2. 4.경부터 같은 해 6. 7.경까지 창원한서병원에서 간헐적으로 고혈압에 대한 약을 보름치씩 처방받아 복용한 것 외에는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건강관리를 하지 아니하고 정기적인 치료도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지내오다가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게 된 점,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근무하는 중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토요일 퇴근한 이후에 그 다음주 월요일 아침까지 집에서 있는 동안에 발생한 점,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일로부터 1년 8개월 가량이 지난 시점에 위 1.다.항 판시의 요양신청을 한 점 등이 인정된다.
㈐ 위 ⑴항 판시의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에다가 위 ㈎, ㈏항 판시 사정을 대비하여 판단하면, 위 ㈏항 판시의 원고 업무가 고혈압 증세를 유발하거나 고혈압을 악화시켜 이 사건 상병을 일으키게 할 정도의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그 동안의 업무상 과로 등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수 없고, 설령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자신이 인력감축대상이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나머지 남달리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그 결론을 달리할 수는 없다.
⑶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가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 판사 강문종(재판장) 구남수 박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