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뇌출혈·심근경색)결정례.판례/뇌출혈 · 뇌경색 판례.결정례

[산재상담]격일 주야교대제로 근무하는 버스기사의 “뇌실질내출혈”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31. 19:37
부산고등법원 2003. 4. 10. 2003누1554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판결요지】
망인과 같은 버스기사는 근무시간이 비교적 긴 반면에 휴식시간이 짧고 휴무일도 적어 비교적 과로하였음은 인정되나,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무렵 망인의 업무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 비하여 특별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과도하지는 아니하였고, 매년 근로자건강검진에서 계속 고혈압, 간질환, 당뇨병 등의 소견이 있으므로 건강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고, 금연ㆍ금주를 하여야 한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고혈압의 치료를 중단한 채 흡연을 계속하고, 매주 2~3회 음주를 하고, 특히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당시에도 음주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건강관리 소홀로 고혈압이 악화되어 발병한 것으로 추단된다.

【당 사 자】원고(항소인), 여○호 외 2
【당 사 자】피고(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주 문】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원심판결】부산지법 2003. 4. 10. 선고 2002구합1428 판결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망 여○용(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0. 11. 6.부터 소외 합명회사 ○○교통(이하 ‘○○교통’이라 한다)에서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는데, 2001. 10. 30. 오전근무 중 손발이 저린 증상이 있었으나 근무를 계속하여 같은 날 13:00경 오전근무를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위 회사 배차실에서 동료기사들과 잡담을 나누며 놀다가 같은 날 14:00경 퇴근하여 집에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한 후 음주를 하던 중 같은 날 20:00경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몸을 가눌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 동의병원으로 후송되어 뇌실질내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았다.

나. 망인은 2001. 11. 26.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2. 2. 7. 이 사건 상병은 기존 질환인 고혈압의 자연경과적 악화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망인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망인은 2003. 10. 14. 사망하였고, 원고들은 망인의 자식들인 상속인(유족)들로서 2004. 4. 2. 당심에서 소송수계신청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2, 을 제2호증의 2,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과로로 인하여 유발된 것이고, 가사 기왕증인 고혈압이 발병원인이라 하더라도 업무상 과로로 인하여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최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근무상황
(가) 근무환경
망인은 2001. 3. 10.까지는 부산71자3660호 58~1번 노선 시내버스를 운전하다가, 2001. 3. 12.부터는 부산 70자4840호 59~1번 노선 시내버스를 운전하였는데, 위 59~1번 노선은 하단 동아대학교~화명동 벽산아파트 68㎞ 왕복노선으로, 1회 왕복에 2시간 20분에서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부산시내에서 가장 긴 노선 중의 하나이다. 위 노선을 운행하는 기사는 통상 화명동 회차 지점에서 앞 차와의 운행거리 조정 등을 위하여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동아대학교 기점에 돌아와서 약 2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한 후 다음 운행을 하는바, 보통 근무시간 중 위 노선을 2~3회 왕복한다(대체로 오전근무할 때에는 2회, 오후근무할 때에는 3회 가량 운행한다). 한편, ○○교통소속의 운전기사의 근무형태는 하루는 오전(05:30~12:30)에 근무하고, 다음날은 오후(12:30~24:00)에 근무하고, 그 다음날은 다시 오전에 근무하는 격일 주야교대의 형식이다.

(나) 이 사건 상병 발병 무렵 망인의 근무상황
망인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상병 발병 전날인 2001. 10 .29. 22:37경 오후 근무를 마치고 그 후 퇴근하여 집에서 잠을 자다가 이 사건 상병 발병일인 2001. 10. 30. 06:25경 출근하여 13:00경 오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였을 뿐 업무량의 변화는 없었다. 다만, 망인은 2001. 8.에는 28일을, 같은 해 9.에는 30일을,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같은 해 10.에는 30일을 근무하는 등 이 사건 상병의 발병 3개월 전부터 거의 휴일 없이 근무를 하여 왔다.

(2) 망인의 기왕 병력 및 건강관리상태
(가) 기왕 병력으로서의 고혈압
망인은 1997. 11. 7.경 삼성내과방사선과의원에서 본태성(원발성) 고혈압 진단을 받고, 2001. 4. 9경까지 치료를 받았는데(마지막으로 치료받은 2001. 4. 9. 30일분의 혈압약 처방을 받아 투약하였으므로 사실상 치료 종결일은 2001. 5. 9.경으로 추정된다), 약물치료결과 2001. 1.경~2001. 4.경 정상 혈압이 유지되자, 망인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였다.
망인은 1999. 6. 9. 받은 근로자건강진단의 1차 검진에서는 ‘혈압ㆍ당뇨의 관리를 요하고, 간장질환이 의심되므로 2차 검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혈압측정결과는 150/90㎜Hg), 2차 검진에서는 ‘정상이나 1차 검진의 소견상 간장애 소견이 있는바, 질병 요주의 또는 질병자의 범주에 속하고, 간기능 검사상 약간의 간세포 파괴의 소견이 보이니, 정기적으로 간기능 검사를 받고, 꼭 금주를 하라’는 진단을 받았다.
망인은 2000. 6. 8. 받은 근로자건강진단의 1차 검진에서는 ‘심전도 이상, 고혈압ㆍ당뇨가 의심되니 2차 검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혈압측정결과는 190/100㎜Hg), 2차 검진에서는 ‘2차 검사결과 고혈압, 당뇨병 소견이므로 근무 중 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에 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본태성 고혈압일 가능헝이 크다. 아직 소변검사상 당이 배설되지 않으나 당뇨병에 대한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혈압에 대한 지속적인 검사도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혈압측졍결과는 175/85㎜Hg).
망인은 2001. 5. 23. 받은 근로자건강진단의 1차 검진에서 ‘혈압관리, 간장질환이 의심되므로, 2차 검진을 요한다’라는 진단을 받았으나(혈압측정결과는 150/90㎜Hg), 2차 검진을 받지 아니하였다.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으로 동의병원으로 후송되었을 무렵인 2001. 10. 30. 22:10경의 혈압은 140/80㎜Hg이고, 같은 날 23:00경 혈압은 160/90㎜Hg이고, 다음날 01:00경의 혈압은 150/80㎜Hg, 같은 날03:00경의 혈압은 150/90㎜Hg, 같은 날 06:00경의 혈압은 170/90㎜Hg이었다.

(나) 건강관리상태
망인은 2001. 7.경까지는 1일 담배 반갑 정도를 피우다 금연하였고, 술은 일주일에 2~3회 마시는데, 음주량은 소주 2홉짜리 반 병 정도이며, 커피는 1일 2~3잔을 마신다. 망인의 신장은 172㎝이고, 체중은 72㎏이다.

(3) 고혈압 및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
(가) 동의병원 신경외과장 의사 정○학의 소견
뇌실질내출혈은 일반적으로 고혈압, 외상, 뇌혈관기형, 뇌종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과로나 피로 등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혈압수치와 뇌실질내출혈의 빈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고, 평소 혈압이 160/100㎜Hg 이상으로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나, 치료되지 않은 고혈압의 경우 뇌실질내출혈의 발병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빈도는 알 수 없다.

(나) 삼성내과방사선과의원 원장 박○호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망인은 1997. 11. 7.부터 2001. 4. 9.까지 위 삼성내과방사선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당시 혈압으로 인한 증상은 전혀 없었고, 비교적 안정된 혈압을 유지하였으며,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었으며, 약물치료 결과 원고는 2001. 1.부터 2001. 4. 사이에 120/80㎜Hg~135/80㎜Hg의 정상혈압을 유지하였다.

(다) 한림대학교 평촌병원 산업의학연구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뇌실질내출혈은 뇌혈관기형(뇌동맥류 등)과 같은 혈관의 결손이 없는 경우에는 고혈압이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다. 또한, 외상, 출혈성 질환(백혈병, 혈소판결핍증, 혈우병 등), 항응고제치료, 심한 간장질환, 뇌종양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정상보다 높은 혈압이 지속되는 상태로서 일주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편안한 상태에서 측정한 최고 혈압이 140㎜Hg, 또는 최저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고혈압의 악화요인으로는 흡연, 비만, 스트레스, 나이(고령화), 성(남자), 유전적 요인, 과도한 염분섭취,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 있는데, 고혈압환자의 경우 갑작스런 혈압의 상승이 있을 때 뇌실질내출혈이 있을 수 있고, 위 고혈압의 악화요인들이 혈압의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망인의 경우 대략 ‘고혈압 1기’정도로 추정되는 바, 이 정도의 고혈압을 바로 이 사건 상병과 연관지어 판단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망인의 나이, 위험요인, 혈압수준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경우보다 빨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으며, 망인의 업무상 누적된 피로가 고혈압의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

(라) 부산대학교병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뇌실질내출혈이란 뇌실질내에 혈종이 형성되는 것을 말하여, 주된 원인은 고혈압성 뇌출혈, 뇌동맥류 파열, 뇌동정맥기형 파열, 모야모야병, 뇌경색 후 뇌출혈, 항응고제 투여 중의 합병증 등이 있다. 망인의 경우 본태성 고혈압으로 사료되는데, 본태성 고혈압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평생 조절하여야 하는 질환으로서 제대로 조절할 경우에는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되다가도, 제대로 조절하지 않을 경우 다시 혈압이 올라갈 수 있으며, 고혈압은 전신적 합병증을 유발하는바, 뇌 합병증으로는 고혈압성 뇌실질내출혈이 가장 많고, 그 외 심장질환의 악화, 신장기능의 악화를 초래하여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망인의 경우, 고혈압 질환자로서 완치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망인의 흡연, 음주, 커피 음용 등의 생활습관은 고혈압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갑작스럽게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마) 피고 자문의의 소견
뇌실질내출혈의 발병원인은 동맥경화증, 고혈압, 뇌혈관 기형 등으로서, 10년간 누적된 과로와는 인과관계가 없다. 또한, 망인의 근무내용, 근무연수 등으로 미루어 보아 과로나 작업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없고, 퇴근 후 음주 도중 발병한 점에 비추어 고혈압의 자연적 악화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사료된다.
발병 전 돌발적 사고나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고, 정기건강진단결과 고혈압의 병력이 있으며, 당일 6시간 근무를 마치고 약 1시간 30분 쉬다가 퇴근하여, 집에서 샤워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음주 도중에 발병한 것으로 보아 고혈압의 자연경과로 추정된다.

(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 대한사실조회결과
망인의 경우 꾸준히 약 복용을 하였으며 뇌실질내 출혈의 가장 큰 원인인 뇌혈관기형이 없어 이 정도의 고혈압(21001. 5. 23. 검진 결과 나타난 150/90)으로 곧 뇌실질내출혈이 예견되지는 않으며, 운전작업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계 위험요인자수가 3.18배 높고, 특히 버스 운전자의 경우 가장 심혈관계 위험이 높다. 망인의 경우, 갑작스런 작업환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① 스트레스가 심한 버스운전 작업을, ② 60여일 동안 단 하루의 휴가도 없이, ③ 주야 격일근무의 형태로, ④ 주당 약 56시간의 장시간 근무를 하였던 것이 누적되어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높여 기왕증인 고혈압을 악화시켜 이 사건 재해발생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 대한의사협회
본내성고혈압은 완치되지 않아 평생 조절해야 하는 질환으로서, 조절하지 않을 경우 혈압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망인의 흡연, 음주, 커피 음용 습관은 이 사건 상병을 자연 경과 이상으로 촉발할 수 있고, 망인의 이 사건 상병은 기왕증인 고혈압의 자연발생증인 합병증으로 사료된다.

[인정근거] 갑 제1, 3, 4호증, 갑 제5호증 1 내지 4, 갑 6호증 1 내지 3,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의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3, 을 제3내지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 8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3, 을 제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김○기의 증언, 제1심 법원의 삼성내과방사선과의원장,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산업의학연구소, 부산대학교병원장, 합명회사 ○○교통, 동의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당심 법원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장,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
고혈압이 이 사건 상병의 주요 발병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적 소견이고, 망인이 1997. 11. 7.경부터 2001. 4. 9.까지 간헐적으로 고혈압의 치료를 받아 왔으며, 1999.부터 2001.까지 3년간의 근로자건강검진 결과 모두 고혈압이 있었고, 망인에게 고혈압 이외에 달리 이 사건 상병의 발병원인이 될 만한 질환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기존질환인 고혈압의 악화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추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업무상 과로로 이 사건 상병이 유발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고혈압의 악화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3. 12. 31. 법률 제7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 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지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ㆍ악화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망인과 같은 버스운전기사는 근무시간이 비교적 긴 반면에 휴식시간이 짧고 휴무일도 적으며, 격일 주야교대 근무의 형태는 경험칙상 일반적인 근무형태에 비하여 피로도가 높고, 망인의 경우 그 운행노선도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비교적 장거리로서 업무가 비교적 과중하였고, 특히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일로부터 60여일전까지 하루도 쉬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발병 전날에 야간근무를 마친 후 이 사건 상병 발병일 당일 다시 오전근무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원고가 비교적 과로하였음은 인정되나, 한편,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무렵 망인의 업무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시간 및 업무내용이나 종전에 비하여 특별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과도한 것이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과로로 인하여 기존 질환인 고혈압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당일 13:00경 오전근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교통 배차실에서 동료기사들과 잡담을 나누며 놀다가 14:30경 퇴근하여, 집에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고, 1999.부터 2001.까지 매년 받은 근로자건강검진에서 계속 고혈압, 간질환, 당뇨병 등의 소견이 있으므로 건강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고, 금연ㆍ금주를 하여야 한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음에도, 망인이 2001. 4.경 임의로 고혈압의 치료를 중단한 채 2001. 7.경까지도 흡연을 하고, 매주 2~3회 음주를 하고, 특히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당시에도 음주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건강관리 소홀로 고혈압이 악화되어 발병한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과로로 고혈압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당심에서의 소송수계에 따라 제1심 판결의 주문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황찬현(재판장), 김주호, 한영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