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뇌출혈·심근경색)결정례.판례/뇌출혈 · 뇌경색 판례.결정례

[산재보상]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으로 가료중 “뇌출혈”이 발병된 경우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31. 19:40
대법원 2005. 5. 13. 2004두14571 유족보상일시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판결요지】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의 사망원인이 된 뇌출혈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과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할 수 없고 업무상 과로가 사망원인의 발생을 전후하여 망인이 받고 있던 스트레스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도 할 수 없으나, 망인의 건강상태 내지 신체조건과 위 교통사고의 발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경위 및 사망의 원인이 된 뇌출혈의 일반적 발병원인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업무수행 중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미 평소 지병인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었고, 여기에 후유증이나 어려운 가정환경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하여져 위 고혈압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발생하게 된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그 사망과 업무수행과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옳다고 할 것이다.

【당 사 자】원고(상고인), 박○규
【당 사 자】피고(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원심판결】서울고법 2004. 11. 19. 선고 2003누10192 판결

【이 유】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조치
가.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하였다.
(1) 원고의 아버지인 망 박○일(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1958. 1. 18.생 남자로서 2001. 4. 8.경부터 ○○택시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의 일용직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는데 2001. 7. 21. 03:00경 소외 회사의 울산 12바4275호 소나타 택시를 운전하여 울산 울주군 온양읍 망양리 회야정수장 부근의 고가도로를 진행하던 중 전방에 떨어져 있는 장애물을 피하려다가 도로변의 가드레일을 충격하는 사고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제1요추 방출성 골절상을 입게 되었다.
(2) 망인은 위 상병에 대하여 요양승인을 받고 온산보람병원에서 골절 부위에 대한 후방 유합술을 시술 받는 등 2001. 8. 7.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그 동안 최고 혈압이 130~190㎜Hg, 최저혈압이 70~110㎜Hg로 측정되는 등 고혈압 증상이 심하여 혈압강하제 투여 등의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망인은 2001. 8. 7. 울산신경외과의원으로 전원하여 요추 골절로 인한 요통 및 하지 방사통에 대하여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를 받는 등 2001. 11. 20.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그 다음날부터는 통원치료를 받았는데, 울산신경외과의원에 입원한 기간 동안 최고혈압이 160~170㎜Hg, 최저혈압이 100㎜Hg로 측정되어 지속적으로 혈압강하제를 복용하였으며, 최고혈압이 210㎜Hg까지 상승하여 응급조치를 받은 적도 있었다.

(3) 망인은 2001. 11. 30. 울산신경외과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면서 경부 경직 및 의식 혼미 증상을 보여 동강병원으로 후송되었으며, 동강병원에서 뇌실질내 출혈(뇌교), 뇌실내 출혈, 뇌수두증, 고혈압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2001. 12. 15. 16:05경 선행사인 뇌동정맥 기형(의진), 뇌실질내 혈종, 중간선행사인 뇌수두증, 직접사인 호흡 및 심장 마비로 사망하였다.

(4) 망인은 5남매 중 장남으로서, 1996. 8. 17. 처가 사망하여 노모와 정신지체장애 2급인 원고를 혼자 부양하여 왔고, 지체 2급인 남동생 박○율도 돌보아 왔으며,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2001. 1. 29.경부터는 메리놀의원, 울산제일병원 및 위 동강병원 등에서 본태성 고혈압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왔다.

(5) 뇌출혈은 뇌졸중의 일종으로서 출혈 부위에 따라 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 경막하출혈 등으로 구분되며, 그 주된 원인은 고혈압이고, 그 밖에 뇌혈관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정적 또는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카테콜아민의 분비가 증가되어 혈압 및 심박동수 증가와 같은 급격한 순환기계의 변화가 초래되고 이는 결국 뇌실질내 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고혈압이 있는 경우 과로나 스트레스는 혈관수축이나 경련, 혈액 역동학적 변화를 일으켜 뇌출혈을 유발ㆍ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출혈의 소인이 되는 동맥경화 등이 수술 후 스트레스로 인하여 단기간에 생겼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다만 수술 후 스트레스로 인하여 혈압조절이 어려웠다면 이미 동맥경화된 뇌혈관이 파열되어 뇌출혈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통상적인 입원치료에서의 투약, 식사, 운동량 등이 혈압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나. 나아가 원심은, 위와 같은 인정 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기존질병인 고혈압이 있는 상태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뇌출혈이 발병 악화되어 사망하였다고 할 것이나, 한편 망인은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상당한 고혈압 증상이 있어 계속적인 치료를 받아온 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에 대한 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망인이 퇴원까지 한 후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상의 호전 여부나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 등은 상당히 경감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뇌출혈 발생 당시에도 망인이 별다른 호소 없이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하여 약 5분 정도 경과한 후 갑자기 목이 뻣뻣해진다고 하며 혈압이 매우 높아져 응급처치를 하면서 동강병원으로 후송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뇌출혈은 기왕증인 뇌동정맥 기형 또는 고혈압이 자연적인 경과에 의하여 악화되어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망인이 업무상의 부상으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음으로써 뇌출혈이 발병ㆍ악화되었다거나 또는 기존질병인 고혈압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면서 뇌출혈을 일으켜 사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판시 증거들은 믿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망인은 소외 회사의 일용직 택시기사로 근무하던 중 2001. 7. 21. 교통사고를 당하여 제1요추 방출성 골절상을 입고 요양승인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과정에서도 혈압이 상승하여 지속적으로 혈압강화제를 복용하고 응급조치까지 받은 바 있고, 2001. 11. 21.부터 통원치료를 하기 시작하여 2001. 11. 30. 울산신경외과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면서 경부 경직 및 의식 혼미 증상을 보여 동강병원으로 후송되었으며, 동강병원에서 뇌실질내 출혈(뇌교), 뇌실내 출혈, 뇌수두증, 고혈압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2001. 12. 15. 16:05경 선행사인 뇌동정맥 기형(의진), 뇌실내 혈종, 중간선행사인 뇌수두증, 직접사인 호흡 및 심장 마비로 사망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한편 망인이 평소 업무수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2001. 1. 29.경부터는 메리놀의원, 울산제일병원 및 위 동강병원 등에서 본태성 고혈압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왔고, 기록에 나타난 의학적 소견들을 종합하여 보면, 뇌출혈은 뇌졸중의 일종으로서 고혈압, 뇌 동정맥 기형, 뇌 동맥류 파열, 뇌종양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될 수 있으나 고혈압이 가장 많은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고, 스트레스가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특히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하여 뇌출혈의 가능성이 높고, 수술후 스트레스로 인하여 혈압조절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기존에 갖고 있던 동맥경화된 뇌혈관이 파열되어 뇌출혈을 일으켰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며, 또한 기록에 의하면, 망인은 5남매 중 장남으로서, 1996. 8. 17. 처가 사망하여 노모와 정신지체장애 2급인 원고를 혼자 부양하여 왔고, 지체 2급인 남동생 박○율도 돌보아 온 사실, 망인은 지병인 고혈압과 뇌동정맥기형으로 일반인에 대하여 뇌출혈의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입원 및 통원 치료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어려운 가정생활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매우 심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물론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의 사망원인이 된 뇌출혈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과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할 수 없고 업무상 과로가 사망원인의 발생을 전후하여 망인이 받고 있던 스트레스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도 할 수 없으나, 망인의 건강상태 내지 신체조건과 위 교통사고의 발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경위 및 사망의 원인이 된 뇌출혈의 일반적 발병원인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업무수행 중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미 평소 지병인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었고, 여기에 후유증이나 어려운 가정환경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하여져 위 고혈압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발생하게 된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그 사망과 업무수행과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옳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달리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조치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