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뇌출혈·심근경색)결정례.판례/뇌출혈 · 뇌경색 판례.결정례

[산재보상]“고혈압성 뇌교출혈”이 발병 사망 나. 2차회식 업무관련성

산재박영일노무사 2009. 5. 31. 20:03

제주지방법원 2002. 1. 16. 2000구676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판결요지】
가. 뇌교(腦橋)에 출혈이 있는 경우를 뇌교출혈이라 하는데, 뇌교는 뇌의 모든 곳에서 내려오는 신경이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의 출혈은 급격한 의식소실과 함께 사지마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출혈이 되면 여러 가지 뇌신경마비증상이 발생하고, 가장 나쁜 결과를 보이는 것이 고혈압성 뇌교출혈임.

나. 고혈압을 딱히 정의할 기준이 없어 학계에서는 고혈압을 치료하였을 때의 이익이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과 그의 치료비용을 능가하는 그 수치를 고혈압의 기준점으로 정하고 있는데, 그 위험인자로는 유전적 요소(가장 중요한 원인), 태아의 환경(체중이 적게 태어난 아기가 어른이 되면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큼), 비만, 소금 섭취량, 술, 스트레스(스트레스가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지만 지속적인 자극에 대하여 확실하지 않음) 등이 있음

다. 망인이 휴일 오후에 평소에도 사적으로 술을 함께 하는 사이인 ○○○ 등을 만나 음주가무를 한 것이 망인의 업무나 업무에 수반되는 활동이라고 보이지 않음

【당 사 자】원고, 박○○
피고, 근로복지공단

【주 문】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윤○○는 1994. 4. 1. 소외 주식회사 세림(다음부터 ‘소외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영업부장으로 재직하던 사람인데 2000. 3. 6. 01:00경 단란주점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쓰러져 119구급차에 의하여 응급실로 후송되어 입원치료를 받다가 2000. 3. 17. 23:07경 선행사인 고혈압, 직접사인 고혈압성 뇌출혈(뇌교)로 사망하였다.
나. 원고가 2000. 6. 9. 피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00. 6. 27. 윤○○의 사망을 업무수행중 발생한 재해로 볼 수 없고 업무와 사망간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결정을 하였다(다음부터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와 관련 법령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소외회사의 주력 종목이 농약이었던 관계로 영업담당인 윤○○는 주거래처인 농협을 위주로 하여 각 판매점의 재고량을 파악하고 판매담당자로부터 주문을 받아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는데, 제주에는 소외회사를 포함한 4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 거래처 관리를 위하여 거래처를 자주 방문하고 접대하여야 하므로 휴일을 포함하여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근무하고 자정이 넘어 퇴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에 더하여 2000. 2. 중순경 기존의 거래처였던 조천농협이 소외회사의 경쟁업체로부터 6억원 상당의 농약을 구매하는 바람에 소외회사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던 중 2000. 3. 6. 소외회사의 거래처인 제주시농협 서부지소의 농약판매담당인 양○○, 고○○을 접대하다가 과로로 쓰러질 때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왔는바, 위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고혈압성 뇌출혈(뇌교)로 사망에 이른 것이므로 이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위와 같은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사실
⑴ 윤○○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 소외회사는 대표이사를 포함하여 18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제주도내에서 농약, 비료, 필름 도매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그 중 영업직 직원 9명(부장 2명, 과장 5명, 대리 1명, 사원 1명)은 상무이사 이상호의 지휘․감독 아래 각 담당구역을 나누어 거래처에 대한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 윤○○는 감귤협동조합에서 비료판매업무에 종사하다가 1994. 4. 1. 소외회사에 영업부장으로 입사하여 소외회사의 거래처 92곳 중 제주시 및 북제주군 지역에 있는 18개소의 거래처를 담당하기로 하였는데, 소외회사가 서귀포시에 있고 제주시에는 지점을 두지 않은 관계로 매주 월요일에 있는 회의에 참석하거나 특별한 소집이 있는 경우에만 소외회사로 출근하고 그 외에는 자신의 집에서 바로 거래처로 출퇴근하였다. 윤○○는 판매담당이어서 거래처로부터 물품구매의 수주 및 판매물품의 도착을 확인하면 되었고, 수주된 물품은 윤○○의 연락을 받은 소외회사가 거래처로 배송하였다.
㈐ 소외회사는 직원들에게 임금으로 본봉 외에 시간외수당과 식대보조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시간외수당은 연장근로 여부에 관계없이 상무이사 이하 직원들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영업직 직원들에게는 판매액의 1% 범위 내에서 거래처의 접대 등에 사용한 금액을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자신의 집에서 출퇴근하는 윤○○는 매월 초에 전 달의 사용내역과 영수증을 첨부하여 소외회사에게 지급을 청구하면 소외회사는 윤○○의 예금통장으로 입금시켜주고 있다. 윤○○는 연 평균 30억원의 상당의 물품을 판매하였다.
㈑ 윤○○는 대부분의 휴일을 친척․지인의 행사에 참석하거나 친구와 낚시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으로 지냈다(윤○○가 소외회사에 제출한 1999. 12.분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공휴일 접대가 없고, 2000. 1.분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같은 달 2. 제주시농협 서부지점 지점장을 접대한 것과 같은 달 30. 오라담당 장모상에 조문한 것외에는 공휴일 접대가 없다).
⑵ 윤○○의 건강상태 및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
㈎ 윤○○는 사망 이전의 정확한 건강상태를 알 수 없으나 체중 96kg 정도로 고혈압의 병력이 있었으나 조절하지 아니한 것 이외에는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평소 술을 자주 마셨고 담배는 끊은 지 1년 6개월 정도 되었다.
㈏ 윤○○는 2000. 3. 5.(일요일) 한밤중에 귀가하여 같은 날 08:30경 아침식사를 하고 10:00경 낚시를 갔다가 13:00경 귀가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16:30경 평소 친하게 지내던 제주시농협 서부지소 과장으로 근무하는 양○○(윤○○와 양○○는 수 년 전부터 알고 지내면서 사적인 용무로 여러 번 술을 같이 한 사이이다)의 집에 가서 양원교의 친구 및 제주시농협 서부지소 과장으로 근무하는 고○○과 함께 속칭 고스톱을 하며 20:00까지 놀았다. 2000. 3. 5. 20:00경 제주시 도남동에 있는 돼지갈비집에서 윤○○와 양○○, 고○○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 2홉들이 4병을 나누어 마시고(고○○이 식대 계산) 23:00경 그곳에서 알게된 여자 3명과 함께 제주시 탑동 칠성로에 있는 판도라 단란주점으로 가서 맥주 5병을 시켜 나누어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며 놀았다(업무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윤○○가 2000. 3. 6. 01:00경 최신 댄스곡을 연거푸 10곡을 부르고 자리에 앉자 있다가 머리에 통증을 호소하자 일행들은 윤○○를 쇼파에 눕히고 응급처치를 한 후 119구급차를 불러 제주의료원으로 후송하였다.
㈐ 윤○○는 2000. 3. 6. 01:50경 제주의료원에 도착하였을 때 뇌교출혈로 의식저하상태, 좌측편마비, 호흡부전상태에 있었고, 2000. 3. 10. 15:20경 한국병원으로 전원되었을 때 고혈압성 뇌교출혈로 의식은 명료 내지 약간 졸음이 오는 상태이며 뇌간기능장애(안구운동장애, 우측 안면신경마비, 구음장애), 근긴장도 저하, 좌측 반신부전마비, 조정기능저하의 상태에 있다가 2000. 3. 17. 22:40경 상태가 악화되어 같은 날 23:07경 사망하였다.
⑶ 뇌교출혈 및 고혈압과 그 위험인자
㈎ 뇌교(腦橋)에 출혈이 있는 경우를 뇌교출혈(腦橋出血, pontine hemorrhage)이라 하는데, 뇌교는 뇌의 모든 곳에서 내려오는 신경이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의 출혈은 급격한 의식소실과 함께 사지마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적은 출혈에도 매우 빠르게 악화되어 호흡정지가 와서 사망에 이르게 되며, 출혈이 되면 여러 가지 뇌신경마비증상이 발생하고, 가장 나쁜 결과를 보이는 것이 고혈압성 내교출혈이다.
㈏ 고혈압을 딱히 정의할 기준이 없어 학계에서는 고혈압을 치료하였을 때의 이익이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과 그의 치료비용을 능가하는 그 수치를 고혈압의 기준점으로 정하고 있는데, 그 위험인자로는 유전적 요소(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태아의 환경(체중이 적게 태어난 아기가 어른이 되면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비만, 소금 섭취량, 술, 스트레스(스트레스가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지만 지속적인 자극에 대하여는 확실하지 않다) 등이 있다.
다.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윤○○가 휴일인 2000. 3. 5. 오후에 평소에도 사적으로 술을 함께 하는 사이인 양○○ 등을 만나 음주가무를 한 것이 윤○○의 업무나 업무에 수반되는 활동이라고 보이지 않을 뿐더러, 평소 윤○○가 처리한 업무는 소외회사 영업직 직원으로서 처리하는 통상적인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지고, 자신의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특별히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다고도 보이지 않아 윤○○가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고혈압이 심하여져 뇌교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되지는 않고, 오히려 비만이고 고혈압증세가 있는 윤○○가 개인적으로 친분관계가 있는 양○○, 고○○ 및 우연히 합석한 여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최신 유행가요를 쉬지 않고 10여 곡이나 계속 부르는 바람에 혈압이 상승하여 뇌교출혈이 발생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 판사 김창보(재판장) 최석문 한소영